ㅇㅇ

2014. 12. 18.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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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가람 루프썰 #1

2014. 12. 13. 23:04


청가람 루프썰

아마도 찬가람

가람애비 시점

근본없는 설정 날조 주의

BGM삽입 실패ㅠㅜㅠ 노동요는 해리의 슬픈 사랑의 노래입니다.







 아이의 존재를 알게 된 것은 봄의 일이었어. 내년 봄에는 고운 아이를 품에 안게 될 것이라고 봄을 맞아 동녘으로 날아드는 까치와 제비들이 그를 축하하며 알려준 덕이었지. 그래서 청룡은 땅에있는 아내보다도 아내의 임신사실을 먼저 알 수 있었어.


 소리 없는 봄비와 봄꽃처럼, 그렇게 찾아온 생명. 만연한 봄의 축복이자 선물. 태어날 아이는 땅에 내버려 두고 올 수 밖에 없는 것이 못내 안타까웠던 아내와의 사랑의 결실이었고, 그는 아내를 사랑하는 만큼 태어날 자신의 아이도 사랑했어.  비록 태어날 자기 아이는 자신을 닮아 인간의 껍질을 쓴 용으로 태어나겠지만, 어쨌든 아내의 태를 빌어 사랑의 결실로서 생긴 아이니까. 그리고 임신한 아내를 찾아가 부른 배를 보고 쓰다듬으며 그 안의 생명을 느끼면서 다짐했지.사랑해주자. 아껴주자. 손을 잡아주고, 안아주고 지켜주자. 좋은 아버지가 되자.


 하늘의 존재인 청룡으로 살아야 하는 시간이 길어서 그만큼 아이와 함께할 시간들이 적을 지는 몰라도 그는 최대한 아이를 사랑해주자고 결심했어. 그래서 그는 임신한 아내를 자주 찾아와 하늘의 온갖 좋은 음식들을 가져다 주었고 함께 아이의 성별이나 이름에 대해 머릴 맞대고 고민을 했어. 하늘에서도 다른 사신들을 비롯한 하늘의 신선들에게도 아이의 탄생을 이야기 하고 다녔고  생명을 점지해 준다는 신선들에게 찾아가 아이가 잘 자라고 있는지, 사주팔자는 어떤지, 언제쯤에 태어날 지 등등에 대해 묻고 다니며 세심하게 신경을 썼어.


 생명을 낳아 기르는 봄을 관장하는 청룡이기에 아이가 태어날 날을 고를 수도 있었지. 그래서 그는 봄 중에서도 가장 따뜻하고, 길한 날을 아이가 태어날 날로 잡아놓고 그 아이를 기다렸어. 그렇게 사랑과 기대를 받아 태어난 아이는 남자아이였어. 용인 자기를 닮아 눈이 선홍색으로 반짝이는. 그렇지만 아내의 품에 안겨있는 아들을 만나게 된 순간 그는 크게 무엇이 잘못되었다는 걸 깨달았어. 무언가를 움켜쥐듯 다물린 아이의 주먹이 예사롭지가 않았거든.


 그는 아내의 품에서 아들을 받아들고 꽉 움켜쥔 아들의 손가락을 하나하나 펼쳐 본 뒤에 자신의 불길한 예감이 맞아떨어졌다는 것을 깨달았어. 아이의 손에 푸른 빛깔이 도는 아주 작은 구슬이 쥐어져있었어. 그것을 놓지 않겠다는 냥 쥐고 있는 어린 아들의 모습에 청룡은 망연자실하게 아들을 끌어안았어. 그는 그게 무엇을 의미 하는 지 알고 있었어. 여의주. 자신과 같은 청룡의 증표. 아들은 자신의 뒤를 이어 청룡이 될 청룡후계자였던거야.


 그렇지만 아직 작은 봄꽃같은, 어쩌면 아직 피어나지도 못한 꽃봉오리같은 여리고 어린 아들이 져야할 삶의 무게에 그는 그것을 마냥 기뻐할 수 없었지. 청룡으로 태어난 용의 아이는 온전한 인간도, 용도 아니었고 이무기에 가까운 어중간한 존재였어. 용의 힘을 가지고 있지만 청룡이 되지 못하면 이무기인 채로 살아야하는. 그리고 이무기는 짐승과 신수의 중간에 해당하기 때문에 부정한 것들의 영향을 받기가 쉬웠지. 이무기가 전설 속에 사악한 역할로 등장하는 것도 그때문이었어,


 그래도 청룡이 된다면야 그런 것 쯤은 문제가 없었어. 하지만 소중한 아들이 청룡이 되기위해 자신이 청룡이 될 때 느꼈던 고통과 절망을 겪어야 한다는 게 그는 견딜 수 없었지. 다른 사신들도 일정한 대가를 치루기는 하지만 청룡이 되기 위한 대가는 컸거든. 전대의 청룡이 가진 여의주를 깨부수어야만 완전한 사신강림을 하고 청룡이 될 수 있었는데, 그건 단순히 구슬 하나 깨는 문제가 아니었어. 여의주는 용의 심장과도 같은 것이었고 그게 깨지면 용은 죽어버리게 되어있었거든. 그러지 못하면 청룡 손에 죽는 거고. 그렇게 죽거나 죽임을 당하거나 해서 한쪽만이 살아 남아 청룡이 될 수 있었지.


 물론 이런 사실은 금기였기 때문에 속세의 사람들은 물론 청룡가문의 사람들도 알지 못했어. 그저 사신이 되면 청룡으로 일하다 하늘나라 신선이 되겠구나 생각했을 뿐이었지. 지금의 청룡도 자신도 자기 앞의 청룡과 싸워서 죽인 끝에 지금의 자리에 올랐는데, 그걸 아들이 반복한다는 걸 내버려둘 수 밖에 없는 게 끔찍했어. 이 품 안의 작은 아이에게, 소중하기 짝이 없는 아들에게 제 아버지를 죽여야만 하는 그런 잔인하고 끔찍한 살수의 운명을 지워줄 수 밖에 없다니 말이야.


 어떻게든 그 운명에서 벗어나게 하고 싶었지만 청룡이 되지 못하면 언제 어떻게 될 지 모르는 이무기로서 살다 죽거나, 제 손에 죽게 되겠지. 그는 절망했지만 곧 방법이 하나밖에 없다는 사실을 인정했어. 아들이 자신을 죽이고 청룡이 된다. 그것 밖에는 답이 없어. 그리고도 아들이 자기 다음의  청룡 후계자들에게 죽이지 않도록 강하게 키우자. 그 누구보다도 강하게, 그래서 누구도 아이를 해칠 수 없게.


 그러기 위해선 아들이 자신을 죽이는 것에 미련을 가져서는 안된다고 그는 생각했어. 그래서 일부러 아이에게 매몰차게 대하고 사랑과 관심대신 무시와 무관심으로 아이를 키웠어. 아이를 사랑했지만 그 아이에게 사랑을 주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했어. 그래야만 아들이 강한 청룡이 되어 제 아비를 죽이고도 딛고 일어나 그 자릴 지킬 수 있을 테니까.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이 길을 만들어 주어야겠지. 가장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그것을 다 자기가 해 줄 수 있으니 그대로 아들이 깔아놓은 길을 가도록 해야된다고 생각했어.


 그래서 그는 아들에게 사랑을 주지 않기 위해 노력했지. 대신 아들에게 가람이라는 이름을 지어주었어. 그 이름에 평생의 사랑과 애정을 담아두고 묻어버렸지. 그가 아이에게 줄 수 있는 것은 가람이라는 그 이름 뿐이었어. 그리고는 하늘로 올라가 자주 찾아오지도 않았고, 찾아 오더라도 아내에게만 살갑게 대했어. 하늘에선 늘 가람이를 지켜보고 있었지만, 언제나 아들 앞에서는 매몰차게 굴었어. 그래서 아들이 자신을 증오하도록.


 그렇지만 피는 물보다 진하다고, 가람은 어릴 때 부터 인간들 틈에서 유일하게 자신과 똑같은 아버지를 늘 따르고 사랑했지. 살을 맞대고 사는 제 엄마보다도 자기를 따랐어. 가끔씩 속세에 찾아올 때면  자신을 부르며 달려왔고 웃어댔지. 청룡도 그 웃는 얼굴에 똑같이 웃어주고 안아주고 손을 잡아주고 싶었지만 참아야했고, 꾹국 감정을 눌러담으며 참았어. 더 매몰차고 차갑게.


 그런데도 자신을 미워하긴 커녕 어떻게든 제 눈길을 한번 받아보려 애쓰는 가람이었어. 커거면서 단 한 번도 자길 미워하려들지를 않았지. 속세에 들렀을 때 자기 아버지가 어쩜 그렇게 제 자식한테 모질고 무정하냐고 나무라고 타이를 때도 들은 척도 안했어. 가슴은 아팠지만 그게 가람이를 위한 가장 최선의 길이라고 생각했으니까. 오히려 아들과 손자를 걱정하는 아버지를 보면서 자기도 아버지이기에 그럴 수 밖에 없다고 속으로 되뇌이기만 했지.


그렇지만 여전히 아버지랍시고 자신을 따르는 가람이와, 그런 가람이의 빠른 성장에 청룡은 걱정이 되기 시작했어. 실력이 출중해서 어쩌면 자기보다도 빨리 청룡이 될 지 모르는데 여전히 아버지를 사랑하는 가람이가 자기를 죽일 수 있을 것 같지가 않았어. 저 상태로 커버려서 겪을 일 생각하면 가슴아프고, 걱정스럽기만 했어. 물론 아들에게 미안했고 아무것도 모르며 휘둘리는 아내와 아버지에게 오해를 받아가며 하는 짓들이었지만 그는 그렇다고 자신의 뜻을 꺾을 생각은 없었어. 


 그래서 결국 최강자전에서처럼 청룡은 가람이에게 극약처방을 가했지. 자기한테 의미있는 것은 아내뿐이며 사랑하는 것도 아내뿐이라고. 그래서 너는 빨리 내 자릴 물려줄 수 있는 훌륭하고 가치있는 존재라고 물건같은 취급을 하면서. 사실은 마음에도 없는 소리였지만. 그리고 대련 끝에 자기에 대한 분노를 가감없이 드러내며 외치는 가람이를 보고 마음 한구석이 쓰라렸지만 이젠 됬다고 생각하고 안심을 했어. 그렇지만 자신을 따르고 표정에 다 드러날 만큼 애정을 표현하던 가람이가 분노에 차서 외치는 말들과 사나운 눈빛이 가슴 아프긴 했지.


 그런데 그 뒤, 청룡은 중앙에 가서 수련하는 가람이를 지켜보면서 아들의 마음속에 여전히 자신을 향한, 아버지에 대한 사랑이 남아있다는 것을 깨달았어. 그래서 가람이의 마음 속에 자신을 향한 증오만을 남기려고 행동했지. 애증에서 사랑을 떼어내고 증오와 독기밖에 남지 않게끔.


 그래서 순조롭게 중앙에서 지내는 가람이한테 어느날 찾아와서 위협하고 무시하며 옛날처럼 싸움을 붙인 다음 다시 한 번 처참하게 쓰러트린 후에 여전히 쓸모없다고 아예 쐐기를 박아버린다거나 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 사건을 계기로 가람이 마음 속엔 완전히 증오와 미움만이 남아버리고 가람이는 아버지에게 독을 품고 칼을 품었어. 청룡이 되기 위해, 그래서 아버지를 쓰러트리고 자기와 똑같은 마음을 겪게 해주기 위해. 주변을 돌아보지도 않고 독하게 수련하고 노력해서 마침내 사신 강림에 완벽하게 성공하고 청룡문까지 열게 되겠지.


 청룡은 그 모든 과정을 지켜보면서 모든 게 자기 계획대로, 뜻대로 가고 있다고 믿었어. 비록 아들의 마음에 상처를 주고, 사랑하는 아내마저 힘들게 했지만 그게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는 길이라는 걸 의심하지 않았지. 그리고 가람이가 청룡문을 열고 제 앞에 나타났을 때 청룡이 되기 위한 마지막 관문에 대해 설명을 해 주겠지. 자신을 죽여야만 청룡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에 가람이 조금 동요하는 듯 했지만 이내 아버지에게 창을 들고 덤벼들었어.


살벌하게 창과 번개가 오가는 싸움 끝에 결국 죽게되는 건 당연히 청룡이겠지. 싸우는 와중에도 아들을 자극하고 상처주는 말들을 해대면서 아들이 더더욱 전의에 불타 자기 목숨을 가져갈 수 있도록. 그리고 마지막 일격을 가하고 숨이 끊어지는 순간까지, 분노에 차서 자길 죽이는 아들에게 다정한 말 한마디 손길 한 번 주지 않고 죽어버렸어. 이걸로 되었다고 생각하면서. 이제 자기 아들이 완전한 청룡이 되어 부정한 이무기가 되어 떠돌지 않아도 된다. 아비를 죽이는 패륜에 대해서도 사랑하지 않는 아비를 죽였기에 아마도 괜찮을 거다. 견딜 수 있을 거다. 그리고 누구보다 강한 청룡이 되서 후계자들에게도 위협받지 않고 하늘의 신선으로서 잘 지낼 수 있을 거다. 그렇게 생각하면서 눈을 감았지.


 하지만 아버지가 눈을 감고, 가람이 아버지의 여의주를 짓밟아 깨트린 그 순간에 청룡의 비밀과 그동안의 기억과 마음이 가람이에게 고스란히 전해졌어. 그 때 가람이는 아버지가 어떤 생각으로 저를 그렇게 대했는지 깨달았고 아버지가 자신을 사랑하고 아꼈다는 것을 깨닫겠지. 그리고 자기가 무슨 짓을 한 건 지도 깨달으면서 미칠 것 같은 자책감과 자기 혐오에 몸부림쳤어. 그렇지만 울면서 아버질 끌어안고 불러 봐도 죽은 아버지에게선 대답이 아무 대답이 없고, 그렇게 모든 걸 깨닫고 가람이는 하염없이 울고 또 울었어. 



애비 시점 끗...청가람, 주은찬 시점은 언젠가...ㄸㄹㄹ

캐릭터와 설정의 날조만이 난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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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세한(歲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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